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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 Work

거래처는 기부천사

by 캐나다 슬로그 2021. 12. 17.

 

일이 늘고 막내로서 짬이 차면서 이젠 일의 좋은 점들보단 안 좋은 점들도 슬슬 듣게 되는데요. 초반엔 배우기 바쁠 때라 이해가 잘 안 가도 "여긴 그냥 그런 곳이구나" 하면서 다녔었죠. 그런데 이젠 같이 일하는 코 워커들이 제 앞에서 당당하게 한마디 씩 하곤 합니다 ㅋㅋㅋ

 

"이 문제, 해결은 해줄까..?"

"또 이렇게 됐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라고 한 마디씩 합니다 ㅋㅋㅋ 당연히 서로들 바쁘니 커뮤니케이션이 늦어 질 수밖에 없죠. 저희 쪽에서 늦어질 때도 많은 만큼요 ㅠㅠ 게다가 속사정도 회사 내에서나 아는 일이니. 그래도 저 이외의 팀원들은 수년간 일한 거래처다 보니 고운 정 미운 정이 참 많이 붙은 것 같아요.

2시간 정도만에 쌓인 눈..!

그런데 오늘 아침 매니저에게서 이메일이 왔더라구요. 뭘까 해서 보니 Donation of $1000 이란 제목으로 제 매니저 이름으로 거래처에서 기부를 한 것이었더라고요. 긴 말도 없이 너무나 쿨하게 "끝나지 않는 코로나와 식량 공급 불안정을 고려해 당신을 기념하며(?) 복지기관에 $1000을 기부했습니다. 당신과 팀원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전합니다"라고 떡 하고 왔더라고요. 다른 팀들 매니저들까지 모두 참조되어서요.

 

저희 매니저는 너어어어어무나 좋으신 분이라 팀원들 덕분이라며 답장을 하셨더라고요. 저는 이런 경우는 처음 봐서 팀원들한테 매년 이렇게 기부하는 전통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지금까지 소소하게 장난스레 디스 한 것 마저 너무 무색해지는 멋진 제스쳐였어요...! 저희 팀이 고객인 입장이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긴 했지만 그만큼 부탁이나 요구해야 했던 것도 참 많았는데 ㅠㅠ 피이 아이는 지금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미국으로 감자를 수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몇 백만 개의 애꿎은 감자가 버려지게 될 위기에 처해있는 12월이었는데요. 그래도 이렇게 감사할 일도 만들어주는 거래처라니... 좋은 한 해로 마무리될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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