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옵은 Cooperative Education의 앞자를 딴 단어인데요. 학문적으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이용하고 재습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옵이 있는 대학 프로그램들은 학비가 더 비싸거나 졸업이 미뤄지는 등 고민할 거리가 생기게 만들기도 하죠. 캐나다에서 꼭 코옵 해야 할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해야 하고 다른 학교, 비슷한 학과를 고민 중이시라면 코옵이 있는 프로그램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랭킹이 오히려 더 낮더라도요.
저도 대학 처음 입학했을 쯤에도 워털루가 유명했지만 지금은 쳐다도 못 볼 학교가 되었더라구요 ㅋㅋㅋ 평균이 거의 100점 가까이 되어야하니...! 그 만큼 대학 입학에 있어 얼마나 학교에서 취업 지원을 해주느냐가 중요하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캐나다에서 코옵이 없는 상위권 4년제와 코옵이 있는 3년제 (를 들어가 코옵을 하고 2년 제로 옮겨서 졸업했습니다) 도 해보아서 자신 있게 말하지만 저는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 특히 이민자로서요.
코옵 왜 해야 할까?
1. 북미에서 인맥/경험 없이 엔트리 레벨 신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꽤나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제가 대학 재학중에 엔트리 레벨 잡들만 필터를 해서 필수조건들을 살펴보곤 했습니다. 그러면 일단 엔트리이기 때문에 평균적인 대학생이라면 조건을 보통 충족해요. 보통 "학사 졸업 혹은 디플로마 졸업 후 경력 보유자"가 맨 위에 쓰여있죠. 그다음엔 "detail oriented, fast learner..." 등등 약간은 뜬구름 같은 단어들이 써있습니다. 마지막에 인턴 경험이 있는 자를 선호한다고 써놓기도 해요. 처음 딱 보기에는 대학 졸업만 하면 안 뽑힐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문턱이 낮아 보이지만 사실은 엔트리 레벨은 많이들 인맥으로 채워집니다. 한국에서 학연 지연 혈연을 지양하지만 북미에선 적극 추천하는 방식인 만큼 얼마나 문화가 다른지 알 수 있지요. 저도 학사 졸업쯤에 제 주변인들은 삼촌의 회사, 친언니가 일했었던 회사 등등 인맥을 이용한 취업이 많았어요. 이 들의 논리는 엔트리 레벨은 거의 누구든 할 수 있는 잡인 경우가 많아서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엄청난 인재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외인 직종도 있겠습니다). 오히려 이미 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원이 보증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비용도 절약하고 신용을 할 수 있어서 더 선호하는 것이지요. 이를 증명 하는 것이 많은 회사에서 추천인 보너스를 주곤 합니다. 제가 코옵을 했었던 딜로이트에선 몇년 전 $1200 정도였던 것 같네요.
2. 전세계 유학생들이 많은 만큼 능력자들도 많아 경쟁이 많습니다
한국이야 말로 어릴 때부터 경쟁 사회이지만 북미도 무시할 수많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저 같은 경우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10년 넘게 거주 한 지금이야 많이 편해졌지만 원어민이라고 할 순 없죠. 거기에다가 유학을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모이는 외국인 친구들이 다 모여있죠. 한국인들도 대단하신 분들이 많지만 정말 결속력이 강하고, 인구가 많아 다양한 분야로 퍼져있기도 한 다른 나라 커뮤니티분들은 서로 끌어주고 하는 것을 잘하죠. 특히 작은 도시로 갈수록 그렇고요. ㅠㅜ 그만큼 코옵을 함으로써 같은 직군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인맥을 넓히는 것이 좋습니다.
3. 북미는 학점도 중요하지만 학점보다는 경험입니다
북미에선 소올직히 학점 신경 쓰기는 하지만 일정 학점만 넘기만 하면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점으로 줄세우진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직종마다 다르긴 하지만요. 학점 0.1점 올리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코옵이나 인턴십 인터뷰, 레쥬메 준비를 더 하는 것이 도움에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물론 학점이 코옵 당락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특히 아이티 업계에선 학교 이외에 본인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나 호기심이 많은 태도, 창의력을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경험과 팀 플레이어라는 아이덴티티를 살리는 것도 학점만큼 혹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코옵 경력이 이걸 증명하기도 하구요.
(참고로 회사 경험이 아닌 그냥 봉사활동이나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동아리 활동 이런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동아리 임원 같은 경우엔 큰 인원의 조직을 관리하고 이끌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매니저 레벨이 아닌 낮은 레벨에도 리더십이 있는 사람들은 선호하는 이유는 리더의 역량을 기대해서라기 보단 그를 더 잘 이해하고 조직 생활에 있어서 더 잘 녹아들 수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4. 학교에서 코옵 준비를 시켜주면서 현지에 맞는 취준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코옵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거의 모든 학교가 코옵이 가능한 학기 전 꼭 준비시켜주는 코스가 있습니다. 이때 인터뷰 방법, 레쥬메를 효과적으로 쓰는 법 등 수업식으로 알려주기도 하고 1대 1로 피드백을 주기도 합니다. 또 윗 선배들이 수업 때 본인들의 경험을 얘기해 주기도 하죠. 그만큼 캐나다 취업 방식에 익숙하지 않으시다면 코옵에 등록함으로써 수업같이 제대로 배우고 코칭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저도 코옵 준비하는 수업 때 캐나다에서 보기 드문 아주 직설적인 강사님이 학생들의 레쥬메를 갈아엎어주셨는데요 ㅋㅋㅋ 레쥬메에 쓰이는 불렛 포인트까지 지적해주시면서 나름 나쁘지 않은 레쥬메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ㅋㅋㅋ 저는 그때 제가 만든 레쥬메 템플릿을 계속 써요! 궁금하시면 밑에 이전 글을 확인해주세요 ㅎㅎ
2020.10.28 - [사회생활 | Work] - 지인들이 공유해 달라고 했던 나의 레쥬메 템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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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슬로그입니다. 제가 지난 몇 년간 열심히 구직 활동을 해서 레쥬메 쓰는 데엔 진절머리가 날 정도인데요 ㅠㅠ 그래도 제가 쓰는 이 레쥬메 형식으로 다양한 코옵, 전공 관련 파트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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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맥도 늘리고 기업 내에서 내가 원하는 분야를 제대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되돌아보면 학교 다닐 때의 저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어요. 학사 때는 계리사 준비한다고 시험도 두 개나 준비했었고 프로그래밍 디플로마를 따면서 전 개발자가 될 줄 알았어요 ㅋㅋㅋ. 지금은 개발을 죽어도 못할 것 같아요. 이 것도 제가 개발자로 일을 하고 고생하고 나서야 알아낸 것이지만 만약 제가 4개월짜리 프로그래밍 코옵을 했더라면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더 금방 깨우쳤을 것 같아요. 또 Corporate에서 어떤 부서가 있고 어떤 팀들이 있는지 외부에서는 알지 못하니 코옵을 해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했더라면 또 나의 커리어와 관심사를 더 잘 알게 되는 기회가 생겼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정말 어쩌다 보니 Business Application Specialist라는 타이틀로 일하고 있어요. 전 이 잡을 지원 해서 합격하기까지 도대체 뭐하는 직업인지 전혀 알지 못했거든요. 학교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직업이에요. 하지만 저는 너무 만족하고 재밌게 직장생활을 즐기고 있답니다. IT분야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개발 외에 어떤 분야가 있는지 모르실 수도 있는데 코옵을 통해서 회사 내에서 다른 분야에 대해 더 가까이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6. 코옵을 하면서 가까워진 매니저들은 정말 제대로 된 레퍼런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엔 한국인들은 웬만하면 기본은 한다고 생각해요. 성실하고 빠릿한 분들이 많으셔서 보통 매니저들과 팀원들 사이에서 관계가 좋은 것 같더라구요. 이렇게 한번 팀원으로서 좋은 관계가 생기고 나면 다음 코옵이나 취직을 할 때 좋은 레퍼런스가 생깁니다. 또 직종 내에선 건너건너 알기도 하니 더 신용할 수 있구요.
학생일 때는 수업 할 때나 질문 할 때만 가끔 보던 교수님들에게 추천서를 써달라고 쭈뼛거려야 했지만 (저는 학사때 교수님한테 거절당한 경험도 있습니다 ^^... 성적은 좋았으나 같이 일해본 것도 아니고 자신있게 이 사람을 추천 할 수 있다고 얘기하진 못하겠다면서 거절하셨네용 ㅎㅎ...) 이런 확실한 관계가 생긴다면 정말 좋은 추천인이 생기는 것이죠. 또 직장에서의 추천서라면 일을 믿고 맞길 수 있다 라는 뜻이니 강한 한 방이 될 수 있어요. 저도 코옵 때 만난 팀장님을 추천인으로 2년동안 부탁드렸었네요 ㅋㅋㅋㅋ 제가 지원한 회사에서 연락이 갈 때마다 "You're lucky to have her"라고 말해주셨다고 해서 항상 감동이었어요.
7. 코옵없이 인턴십 찾는 것도 가능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굳이 코옵을 왜하냐 그냥 인턴십을 하면 되는거 아니냐 라고 궁금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합격을 무조건 할거라는 보장만 있으면 코옵 없이 인턴십만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제가 지원할 당시 많은 회사들은 인턴십 조차도 코옵에 등록되어 있는 학생들을 선호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보통 코옵 프로그램에 있지 않아도 가능한 인턴은 여름에만 가능한 것들이 많더라구요. 선택지가 많이 좁아지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일단 코옵이 가능한 것만으로도 많은 기회가 오픈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다양한 기회를 원하신다면 일반 인턴십에 의존하기 보다는 코옵에 있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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