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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 Work

1년동안 해고를 2번당한 사람이 바로 나...? [2] - 두번째 해고

by 캐나다 슬로그 2021.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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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5 - [사회생활 | Work] - 1년동안 해고를 2번당한 사람이 바로 나...? 파란만장 후기 1

 

 



제가 두번 째로 다니게 된 회사는 여행/산행 트레일에 관한 정보가 많은 회사였어요. 그만큼 사람들도 에너지가 넘치고 열심히더라구요. 특히 제가 전 회사가 워낙 체계가 안 잡혀 있던 회사였던지라 아침에 출근하면서 스카이프 팀 챗에 오늘 할 계획을 올리는 걸 보면서 "아 진짜 회사같은 회사다!" 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

그래서 저는 100% 리모트로 풀스택 웹 개발자로 시작을 하게 되는데요. 그 전회사에선 리액트 위주의 프런트엔드만 했었기 때문에 프런트엔드 일을 먼저 시작하고 그 후에 차차로 넓혀 나가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처음엔 작게 시작했죠. 버튼도 만들고.. 작은 컴포넌트도 만들고.. 등등. 초반엔 아무래도 제가 익숙한 일이다보니 큰 어려움없이 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현 회사의 사수분인 팻이 너무 잘해주셨어요. 그런데 처음 다니는 좀 더 "제대로"인 회사를 경험없이 재택근무로 배우는게 너무 어렵더라구요. 그리고 제 성격상 사소한걸로 너무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엎친 데 덮친 격이었어요.

질문에 사장님이 "Okay"라고 하셔도 "왜 사장님이 답장을 이렇게 하셨을까? ㅠㅠ 내가 뭘 잘못했나?" 
팻이 다른 일로 바빠서 답장이 늦어도 "내가 뭘 잘 못 만들었나? 너무 멍청한 질문을 했나???"

 

아무래도 경험이 적고 특히 배우고 질문 할 거리가 많은 시기에 재택이 아니었다면 슬쩍 옆 책상에 가서 5초만에 물어볼 수 있던 것도 구구절절 메세지에 설명하거나 미팅을 해야했었죠. 이런 것들이 모여서 "난 민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슬슬 자랐던 것 같아요. 돌아서 보면 정말 나쁘지 않게 했는데 말이죠. 저 나름 눈치 빠르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아이컨택, 바디랭귀지, 등등 코워커들을 직접 만나뵈고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배우질 못하니까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매우 컸던 것 같아요.

 

다른 달 같은 바다


어느날 팻이 "그렇게 어려운건 아니야~ 이 콤포넌트를 이 페이지들에 이런식으로 작동되게 하는 건데 해보래?" 라고 물었습니다. 저도 보고선 아 이런 식으로 하면 될 것 같은데? 하고 생각이 떠오를 정도로 그렇게 어려워 보이는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남이 짜논 코드를 초짜인 저에겐 수정을 하고 개선을 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ㅠㅠ 솔직히 모양만 같을 뿐 하는일들이 너무 다르고 데이터 구조도 너무 다른 애들을 프로세스 해야했구요. 물론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끙끙 앓고 앓으면서 언제 질문해야하지 하고 타이밍 재고... 기껏 질문할 것들을 모아서 미팅을 잡아놓으면 미팅후에도 몇 번 시도만에 질문들이 쌓이고... 100% 재택에 혼자 사는지라 사람도 아무도 안만나면서 스트레스가 늘어나니 불안이 심해지더라구요 ㅠㅠ 일하기가 너어어무 싫었어요. 특히 앨버타 시간에 맞춰 일해야 했어서 11시부터 7시까지 일하는데 하루를 다 잡아 먹는 느낌이라 너무 싫더라구요..

 

그래도 두번다시 하고싶지 않은 취업준비를 하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했어요 ㅠㅠ 결국 끝내기도 했구요. 사수에게도 피드백을 받고싶다고 얘기했고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먼저 나서서 피드백을 달라고 한 것도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큰 일 하나 끝내고 배운 점도 많았고 이제는 코드에도 익숙해지고 점점 상황이 나아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마치고 새로운 일이 있냐고 물어볼때마다 대답을 안하시더라구요. 이게 처음엔 "아직은 뭘 할게 없나보다" 했는데 두세번 반복되니까 아니 뭔가 좀 이상하다 싶더라구요. 그러다 며칠후... 사장님이 면담 좀 하자고 하자마자 딱 감이 오더라구요. ㅋㅋㅋㅋㅋ

 

구글에 "how to tell if I might be getting fired" 이런거 검색하고요 ㅋㅋㅋㅋㅋ

 

근데 전 이 때 제가 일을 잘 못해서 해고당하는 줄 알았어요. 알고보니까 사장님이 절 고용하실 땐 상황이 좋아질 것 같던 시기라 제가 들어오게 되었는데 막상 두 달동안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악재만 많아서 수입이 없던 것이었어요. 

 

또 해고 됐다고 하니까 첫 번째 회사같이 도박문제냐고 묻는 남친 ㅋㅋㅋㅋ

 

이 소식을 듣곤 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되면서도 안도감이 들더라구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했던 것 같아요. ㅋㅋㅋ 이 와중에 레이오프라 EI 도 받을 수 있겠다며 좋아하고... ㅋㅋㅋㅋㅋ

 

그렇게 그 다음 주에 끝나게 됐답니다. 딱 2달만에요! ㅋㅋㅋㅋ 신기록 세우고...

 

이렇게 된 김에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고 며칠 편히 놀았어요. 그런데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며칠 전 어디서 이메일이 와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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