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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 Work

캐나다 코로나 시대, 기본시급 받고 일하는 개발자 썰

by 캐나다 슬로그 2020. 10. 21.

 

 

안녕하세요 슬로그입니다. 오늘은 제가 다니는 회사와 페이에 대해 넋두리를 놓고 싶어서용,, 주접글 한 번 써보겠습니다

 

저는 지난 최근 2년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했구요 (그 전엔 학부로 통계전공했어요). 3학기를 끝내고 나름 대기업에서 코옵생활도 해보고 그 이후에도 학교 다니는 와중에 프로그래밍 쪽 파트타임도 했었어요. 정말 열심히 찾고 꾸준히 넣기만 한다면 결국 붙는다! 라는 생각도 들고 자신감도 붙더라구요. 적어도 지원 할 곳이 없다는 걱정은 안했었어요...

 

 

 

 

저는 사실 이번 해 초, 막학기이기도 하고 2,3월부터 졸업하고나서 바로 풀타임을 잡을 생각이었어서 그때부터 레쥬메를 많이 돌렸었거든요. 저는 그 당시에 파트타임 프로그래밍 잡도 하고 있었고 나름 자신감이 붙어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토론토에도 넣고 제가 지금 사는 샬롯타운에도 서너군데 넣었었는데 한 곳이지만 연락도 왔었구요. (그 당시엔 회사가 당장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중이었어서 탈락됐었습니다)몇군데 안넣었는데 연락이 왔다는 것 자체에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돌아가도 큰 문제는 없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더더욱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했죠 (캐나다..부들). 너무 불안해지더라구요 ㅠㅠ 특히 완전 깡촌으로 돌아가는 것이니까요 ㅠㅠ 일단 부모님께서 돌아오라고 하시니 짐을 막 싸고 항공편들이 완전히 끊기기전에 돌아갔죠.

 

처음에는 가족도 보고 제가 롱디 중이었어서 남자친구도 보고 너무 좋았어요. 레쥬메에 (크게 경력이랄 것도 없지만) 쓸 잡 경험도 있었고, 소도시지만 엔트리 포지션이라면 충분히 가능할거라고 생각했어요. 안일했던거죠 ㅠㅠ 하지만 지원할 곳은 몇군데 없었고 잡 requirement 는 따질 것 없이 그냥 프로그래밍/개발 관련 직이면 다 넣었던 것 같아요. 그래봤자 4개 정도 였던 것 같구요...ㅎ

 

 

스타트업이 느낌이 좀 나네요

 

 

그렇게 저는 제가 현재 일하는 곳에서 연락을 받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연락을 주셨어요. 저는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말고 전화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죠 😂. 대충 제 레쥬메에 대한 것, 경력, 하는 일에 대해서 간략히 얘기를 나누고 잡 오퍼를 그 자리에서 바로 주셨어요. 저는 워낙 구직 활동에 머리에서 쥐가 나던 참이라 바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첫번째 실수였죠 ㅠㅠ. 월급이 얼만지도 묻지도 않고 하겠다고 하다니!

 

그러고 나선 저에게 미니멈페이는 어떻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MINIMUM ^-^... 아무리 막 학교를 끝냈다지만 스킬이 많이 필요없는 잡과 동일한 임금을 받는건 좀 너무 한 거 맞잖아요 ㅠㅠㅠ 토론토는 최저시급이 거의 $15 가까이 하지만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13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생활비는 시골이라 그런지 더 비싼 느낌...)

 

저는 파트타임이나 코옵을 할때도 적어도 $20은 받았어서 너어어어어무 놀랐었죠... 대답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ㅎ 그런데 마음과는 다르게 저는 배우고 있는 입장이고 코로나때문에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안다고 되도 않는 알랑방구를ㅋㅋㅋㅋㅋㅋ뀌면서 하겠다고 합니다 ㅠㅠㅠㅠㅠ 

 

 

회사 에스프레소 머신 보고 신났었던 초반 ㅋㅋㅋㅋ

 

 

그렇게 벌써 5개월이나 흘렀어요 ㅋㅋㅋ 많이 배우기도 하고 책상 앞에 앉아서 일도하고. 적어도 집에서만 있으면서 여지껏 구직활동 하는 것 보단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내릴 것 같구요. 하지만 경험이 워낙 없다 보니까 다음번엔 샐러리 얘기가 나왔을때 제가 원하는 걸 정확히 전달 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더라구요.

 

진짜 어디 남들 한테 알리지도 못했어요 ㅋㅋㅋㅋ ㅠㅠ 부끄럽기도 했고 나의 value가 그 정도 밖에 안하나 생각하면서 현타도 오죠.. 때 마침 남자친구도 잡을 동시에 잡았는데 그 친구도 저보다 많이 벌게 버니까 자격지심이 살짝 오기도 했구요.. 

 

그래도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코로나 때문에 일이 아예 없을 뻔도 했는데 세이빙이라도 할 수는 있는 수준이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물론 최저로 계속 살수도 없고 돈 모으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만족이 되지가 않네요 ㅠㅠ.. 또 잘 organize가 되어있지 않은 스타트업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스타트업 관련해서 제 경험담을 써야겠습니다..) 다른 잡을 고려하고 있어요. 아마 다니면서 슬슬 구직활동을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제 스스로 성과가 인정 받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제 마음 속에서 길을 잃는 느낌이더라구요.. 일을 하면서도 또 바뀔 거 이거 왜 하는거지..? 하는 느낌

 

 

회사 근처의 공원. 단풍이 잘 들었어요

 

 

여튼 터 놓을 곳이 없어서 그냥 횡설수설 해봤습니다. 물론 저는 인생을 체크리스트로 하는 편이라 이런 일도 체크 할 수 있는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해요. 겪어야지만 제대로 배우는 것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혹시나 저 같은 분들이 또 있으시거나 sub-optimal 상황이시라면 절 보고 그나마 기운 내시길 바랄게요 ㅠㅠ 제 케이스를 보면서 위안 받으실 수 있다면.. 좋겠음다.. 몇년 후에 이 글보고 이럴 때도 있었지 하면서 웃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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