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 Daily Thoughts

아침 6시 반부터 3시간 걸려 받은 코로나 검사

by 캐나다 슬로그 2021. 12. 24.

 

남자 친구에게서 그저께 문자를 받았다. 

 

"아 그나저나 패트릭이 코비드 양성 나온 사람이랑 공연을 했대!" 

 

패트릭은 남친이랑 같은 집에 사는 친구인데 음악을 해서 공연을 다닌다. 새 규제가 내리기 전까지 거의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처럼 살다가 최근 코로나가 많이 심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이야. 5일 전쯤 공연을 했다니 목요일인데... 그 후에 남자 친구와 주말에 붙어있었으니 그 친구가 확진이면 나도 조심해야 하는 판이었다. ㅠㅠ

 

"그래서 패트릭은 검사 받았어? 뭐래?"

"검사를 안 받는대. ㅇㅅㅇ 증상도 없어서 받아봤자 음성 나오면 낭비일 것 같대..."

 

왜 검사를 안 받다는건지... 사실상 PEI에선 접촉자라도 검사를 받지 않고 격리만 하면 된다. 하지만 같은 집에 살고 있는 본인의 여자 친구와 내 남자 친구도 격리를 해야 한다는 건데 말이 안 된다. 게다가 크리스마스라서 다들 가족 친척들 다 만날 텐데...ㅠㅠ

 

그래서 일단 우리라도 검사를 받기로 했다. 남자 친구는 샬롯타운은 줄이 기다며 40분 운전해서 서머사이드에서 검사를 받는다고 했다. 나는 테스트 센터가 8시에 여니까 아침 일찍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오늘은 출근이 10시라서 그전까지 결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새벽부터 나선길... 예쁘긴 했다 
시청 앞

 

그렇게 6시에 간신히 일어나서 6시 20분에 집을 나서면서도 "와 진짜 대단한걸~~ ^^ 나 너무 일찍 도착하면 어떡하지? ㅎ" 이러면서 차 세워 놓은 곳으로 걸어가며 예쁘다며 사진도 찍고 김칫국을 마셨다. 그런데 웬걸 ㅋㅋㅋ 운전해서 도착하니 내 앞에 한 60대는 먼저 서있었다.

 

몇 시에 온걸까 이분들... 무시못할 아일랜더들..

6시 30분에 도착해서 기다리는데 생각을 못한 게 있다면 너무 춥고 너무 심심한 것이었다. ㅋㅋㅋ 적어도 앞으로 1.5시간은 버텨야 하는데. 핸드폰은 데이터가 없었고 물은 또 하필 냉수로 들고 왔다. ㅎㅎ... 사실 깜깜할 때 도착했는데 기다리다가 해도 떴다.

 

너무 심심해서 작년 여름에 읽다가 차 안에 방치해놨던 책을 한 10분 정도 읽었다... ㅎㅎ,,, 아침부턴 무리였다.

 

 

미술사나 미술작품 분석 좋아하시면 재밌뜹니다,,

 

여하튼 8시가 되자 차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고 2시간을 어찌어찌 보내고 나니 내 차례가 와있었다. 한 번에 차 4대씩을 진료소 안에 들여보내는 식이었다. 하필 내 앞에서 끊겨서 더 기다려야 했지만 얼마 안돼 들여보내 주었다. 한 5분마다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것 같았다.

 

유리창이.. 왜 이렇게.. 더럽지...?

일단 어떤 분께 내가 온 경위, 내 헬스 카드 번호를 알려주었다. 요즘 직장 덕택에 내 헬스카드 번호는 외우고 다닌다.. 항항 나를 검사한 분은 제프라는 간호사 분이었는데. 아침 일찍부터여서 그런가 뭔가 나른한 말씨로 설명을 해주었다.

 

"요즘에는 콧 속 깊이 넣지 않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여"

 

저번에 검사받았을 때 내 콧구멍을 휘젓는 게 너무 웃겨서... 검사하는 동안 웃었다고 했더니 그분이 진짜 그랬냐고 웃으시더라.. 지금까지 아무도 안 웃었나...??? ㅎ... 웃참은 힘들어..

 

열심히 일하시는 간호사분들

 

그러고 2시간 이내에 문자가 없으면 음성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혹시나 못 받을 수도 있고 해서 답답해서 찾아보니 온라인으로 음성 결과를 볼 수 있었다. 블로그 쓰는 지금 확인해보니 음성이라고 한다.

 

근데 음성이면 뭐하는가 ㅠㅠ 남친 친구가 양성일 지도 모르는데. 우리 집은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진작에 크리스마스 디너를 취소했다. ㅋㅋㅋㅋ 어제도 29명이나 나왔는데 오늘도 10명 이상 나오면 남친네 크리스마스 디너에 못 간다고 해야 할 것 같은데..... ㅎ 입 떼기가 어렵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