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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Daily Thoughts

내가 휴가내면 기뻐하는 회사

by 캐나다 슬로그 2022. 2. 25.

벌써 지금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지 8개월이 되었다. 2월이 되고 갑자기 생각이 난 건... 휴가를 하나도 안 냈다는 것이다... 

 

사실 회사 초반엔 배우고 바쁘기도 해서 못 쓰는 것도 있긴하지만 제일 걱정된 부분은 "신입인 내가 언제부터 휴가를 낼 수 있는거지...?" 😯 였다. 

 

사실은 크리스마스 때도 그렇고 다들 나한테 쉬라며 당부를 했었다. 어짜피 할 일도 없을거라고 ㅋㅋㅋ 그 당시 새로 들어왔던 팀 멤버 루바도 들어온 지 2주만에 훌쩍 휴가를 내서 1주일은 넘게 쉬었었다. 

 

처음엔 그래도 되나 싶었는데 팀원들이 휴가를 내라고 하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라는 것을 곧 깨닫았다. 정말 크리스마스 때 할 일이 1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 매니저도 취직하고 첫 해에는 눈치보고 휴가를 안냈었는데 그 때 코워커와 내내 당구나 치고 놀았다고 한다.

 

캐나다 회사는 보면 어쩔 땐 없는게 없더라구요...

 

그렇게 너무나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서 당장 그 다음 주로 휴가를 잡았다. 조금 촉박한 건 아닌가 싶긴 했는데 그 주에 아무도 휴가를 낸 사람이 없기도 했어서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매주 있는 팀 회의를 하면서 휴가를 내게 될 것 같다고 알렸다. 사실 3일을 내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바쁘면 괜히 찔려서 이틀만 쉬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ㅋㅋㅋ 

 

"By the way, I'm thinking of taking some time off next week. I'll probably be back on Wednesday if things are busy..." 아 저 다음 주에는 휴가를 좀 낼 것 같아요. 그리고 수요일에 일이 좀 있으면 아마 돌아올 것 같구요...

 

풍선만 없다 뿐이지 거의 이런.. 반응... 

 

그랬더니 다들 너무나 환호해 주었다. ㅋㅋㅋㅋ 회의가 끝난 이후에도 드디어 휴가를 낸다고 🥳 이런 이모지를 보내면서 축하해 주었다. 다들 내가 거의 8개월을 일하면서 휴가를 단 하루도 내지 않았어서 얘가 도대체 언제 쉬려나 하고 내기라도 한 것 같았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드디어 휴가낸 사실에 기뻐하기도 했지만 뭔가 다른 코워커들이 휴가를 내야 또 다른 사람들도 부담없이 쉴 수 있다고 생각 한 것 같다.

 

사실 전에 편두통이 심한 날이 있어서 병가를 낸 적도 있었는데 그 때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쉬라고 하는 팀원들에게 항상 감사하게 느껴진다. 이런 편한 분위기가 있어야 정말 필요한 순간에 더 열심히 쉬고 재충전되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놀러 갈 때 축하해주는 코워커들이 또 보고싶어지기도 한다. ㅋㅋㅋ 기업문화의 중요성이 이런데서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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