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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Daily Thoughts

이찬혁 - 파노라마

by 캐나다 슬로그 2022. 10. 30.

사계절이 지나가듯 사람도 의욕에 벅차 신날 때도 있고 지치고 쓸쓸한 마음이 사무칠 때도 있다. 특히나 학창 시절을 다 보내고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 인생의 초점도 현실적인 문제에 맞춰지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매 달 있는 시험과 퀘스트를 깨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에 익숙해 어른이 되어서도 모든 것을 수치로 환산하고 레벨업을 하려고 든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뚜렷한 목표 연봉과 내가 원하는 집. 모두 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너무 어렵고 이는 많은 사람들을 쉽게 단념하게 한다. 이런 거창한 생각을 할 바에야 조금이라도 손에 잡힐 것 같은 것들에 쉽게 마음을 빼앗긴다.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삶은 그 자체의 이유만으로 살 가치가 있는 것인데 우리는 작고 잠시 반짝이는 것들에 산만해져 본인의 인생은 단순한 수단이 되고 뒷전이 된다.

 

그런 우리의 전반적인 태도에 반해 파노라마는 죽음 앞에서 삶을 갈망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죽을 순 없다며. 많은 우리가 잊어버린 삶에 대한 애착과 집념이다. 이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뮤직비디오처럼 내 인생을 안 생각해 볼 수가 없다. 자기 암시처럼 나도 이렇게 끝낼 수 없다고 외치게 된다. 사는 것에 미련이 없다며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을 거라고 떠벌리던 나를 겸허하게 한다.

 

최근에 이찬혁의 다양한 행보를 보면서 존경의 마음을 가졌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줏대 있게 사는 것. 그가 살아가는 모습과 그가 쓴 세상을 위한 곡들이 나란히 같은 길을 걷는 모습이 멋지다.

 

 

이찬혁 - 파노라마

 

머리가 깨질 것같이
잠에서 일어나
악몽을 꾼 것 같은데
나를 둘러싼 사람들
고장 나버린 내 몸을 두고
저 돌팔이 의사가 사망 선고를 하네
 
이렇게 죽을 순 없어
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해
짧은 인생 쥐뿔도 없는 게
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
 
Oo-hoo
Oo-hoo
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
 
난 분명 걷고 있었는데
마지막 기억이
한마디 뱉어야 하는데
심장이 점점 굳어가고
뒤집어엎는 가족들 왠지 
이 코믹 같은 상황이 받아들여지네
 
이렇게 죽을 순 없어
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해
짧은 인생 쥐뿔도 없는 게
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
 
거짓말하지 마
꿈이잖아 깨워줘 당장
(놔두고 온 게 너무 많아)
이렇게 죽을 순 없어
 
Oo-hoo
Oo-hoo
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
 
Oo-hoo
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해
짧은 인생 쥐뿔도 없는 게
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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